영국 출신의 유리스믹스(Eurythmics)는 80년대를 풍미했던 신스팝 밴드 중에서 가장 성공한 듀오 중의 하나이다. 영국 왕립 음악원에 재학중이던 애니 레녹스(Annie Lennox, 54년생)와 포크록 그룹 롱댄서(Longdancer)에서 활동했던 데이브 스튜어트(Dave Stewart, 52년생)는 런던의 한 클럽에서 우연히 만나 의기투합하고 이들은 피트 쿰스(Pete Coombes) 등과 함께 77년에 투어리스츠(The Tourists)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밴드활동을 하면서 두사람은 곧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79년 투어리스츠가 해체될 즈음에는 연인관계도 끝을 맺는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레녹스와 스튜어트는 80년도에 유리스믹스라는 듀오그룹을 결성해 음악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유지해나간다.
1981년에 데뷔앨범 [In The Garden]을 발표해 주목받기 시작한 이들은 2년후 2집 앨범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를 발표, 세계적으로 히트시킨다. 애니 레녹스의 파워풀한 보컬과 짧게 깍은 머리 등 남성적인 이미지는 타이틀곡의 비디오클립과 함께 커다란 관심을 불러모았다. 보컬리스트인 애니 레녹스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렬해 사실 데이브 스튜어트는 옆에서 반주나 해주는 인물 정도로 인식될 정도였다. 83년 11월에 발표한 3집 [Touch]에서도 'Here Comes the Rain Again'을 비롯해 'Who's That Girl', 'Right by Your Side' 등의 톱 40 히트곡이 쏟아져나오며 유리스믹스는 확고한 스타덤에 올랐다.
84년에는 영화 [1984]의 사운드트랙 앨범 [1984 (For the Love of Big Brother)]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이듬해에는 소울과 R&B 스타일을 시도한 [Be Yourself Tonight](85)를 다시 한번 크게 히트시킨다.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가 보컬로 참여한 이 앨범에서는 'Would I Lie to You?'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하모니카 솔로를 들려주는 'There Must Be An Angel'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86년에 발매된 [Revenge]는 리듬 앤 블루스의 영향이 크게 느껴지던 전작에 비해 좀 더 록적인 요소를 부각시킨 앨범이었으나 이때부터 유리스믹스의 인기는 점차 기울어가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은 87년의 [Savage]에 이어 89년 [We Too Are one]을 발표하는 것을 끝으로 각각의 갈길로 돌아선다. 공식적으로 그룹 해체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이후 10년동안 이들은 나름대로의 솔로 커리어를 쌓는데만 열중해 그룹 해체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애니 레녹스는 더블 플래티넘 앨범 [Diva](92)와 플래티넘을 기록한 [Medusa](95)등 두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성공적인 활동을 벌였다. 87년에 바나나라마(Bananarama)와 셰익스피어스 시스터(Shakespear's Sister)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던 시오반 파헤이(Siobhan Fahey)와 결혼한 데이브 스튜어트도 89년 사운드트랙 앨범 [Lily Was Here]를 발표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스피리추얼 카우보이스(Spiritual Cowboys)란 자신의 밴드를 조직해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95년에는 솔로 앨범 [Greetings from the Gutter]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99년 10월 애니 레녹스와 데이브 스튜어트는 돌연 유리스믹스의 재결성을 선언하고 야심찬 신보 [Peace]를 내놓았다. 발매 첫 주 빌보드 앨범 차트에 25위로 핫샷 데뷔한 이 앨범은 유리스믹스의 전작들에 비해 록필이 훨씬 강화된 작품으로 고급스러운 악기 편성이 돋보인다. 유럽 지역에서 첫 번째 싱글로 발표된 'I Saved The World Today'를 비롯해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의 널리 알려진 가사와 코러스를 편곡해 삽입한 '17 Again'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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