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로콰이(Jamiroquai)는 92년 가을에 데뷔한 영국 출신의 5인조 펑크(Funk) 밴드로,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흡사한 음색을 가진 보컬 제이슨 제이 케이(Jason Jay Kay)를 중심으로 하여 드러머 데릭 맥켄지(Derrick McKenzie), 키보디스트 토비 스미스(Toby Smith), 베이시스트 스투어트 젠더(Stuart Zender), 그리고 이색적으로 비브라폰이라는 목관 악기를 연주하는 월리스 부캐넌(Wallis Buchanan)이 멤버를 이루고 있다. 아메리칸 인디언인 이로쿼이족의 다신교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밴드명에 걸맞게 70년대의 펑크(Funk), 재즈(Jazz), 디스코(Disco), 소울(Soul), 알엔비(R&B)와 90년대의 팝/힙합/앰비언트(pop/hip hop/ambient) 리듬을 절충하여 창조해 낸 새로운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다.
재즈 싱어였던 어머니 카렌 케이(Karen Kay) 아래서 성장한 밴드의 핵심 제이슨은 슬라이 스톤(Sly Stone)이나 질 스코트-헤론(Gill Scott-Heron), 로이 아이어스(Roy Ayers)에게서 영향받은 요소들을 뉴에이지(New Age)의 신비주의와 어반 펑크 (Urban Funk)에 잘 부합시켜 90년대 팝 양식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그는 전직 브레이크 댄서 출신으로 이미 80년대 중반에 샘플러와 드럼 머쉰을 이용하여 힙합 스타일의 싱글을 발표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인디 레이블인 애시드 재즈 레코드(Acid Jazz Records)에서 발표한 단 1장의 싱글 'When You Gonna Learn?'을 가지고 8장의 앨범 발매를 조건으로 소니 레코드(Sony Records)와 계약을 맺기에 이른다. 그 후 발표한 데뷔 앨범 [Emergency on Planet Earth](93)은 영국 시장을 강타, 앨범 차트 1위와 플래티넘을 기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2백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2집 [Return of the Space Cowboy](95)는 데뷔 앨범에 비해 상당한 음악적 발전을 보여주었는데, 발매되자마자 플래티넘을 기록하였다. 'Kids', 'Return', 'Morning Glory' 등의 곡에서는 애시드 재즈와 펑크를 배경으로 게토 힙합(Ghetto Hip-hop) 리듬을 가미한 사운드와 함께 전작보다 더 펑키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확실한 보컬을 들려주고 있다.
3집 [Travelling without Moving](96)은 전작에 비해 좀 더딘 반응을 얻었으나, 미국에서 골드를 기록하고 유럽뿐 아니라 일본에서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등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는 힘을 가진 음악임을 증명하였다. 또한 이들은 그래미상(Grammy Awards)과 엠티비 시상식(MTV Video Music Awards)에서 4개 부분을 수상하였으며, 'Cosmic Girl', 'Alright', 'Virtual Insanity' 등 12곡에 이르는 히트곡을 양산하며 98년까지 전세계적으로 5백 5십만 장의 판매를 기록하였다.
98년에는 영화 [Godzilla]의 사운드 트랙에도 참여, 영화의 상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삽입곡인 'Deeper Underground'가 영국 차트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4집 [Synkronised](99)는 베이시스트인 스투어트 젠더가 떠난 후 제작된 앨범으로, 70년대 펑크 디스코 사운드를 90년대 기술로 다시 제작한 듯한 느낌이라는 평과 함께 새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함으로써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싱글로 발매된 'Canned Heat'는 전형적인 70년대 디스코 스타일의 곡으로 90년대 음악다운 세련됨이나 새로움은 기대하기 어렵다. 발매된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자미로콰이의 음악은 클럽 중심의 댄스 음악에서부터 시작하였으나 연령대와 음악적 취향, 생활방식 등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음악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이들은 독특한 사운드와 나무랄 데 없이 멋진 멜로디, 생각하게끔 만드는 가사 등을 유행에 개의치 않고 충실하게 들려주어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발표한 앨범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음악적 소양이 다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앞으로의 행보는 지켜봐야 할 것이며 여전히 밴드의 핵심인 제이슨은 새로운 언더그라운드 사운드를 영미 댄스 씬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